생활비 절약 실험

배달앱을 켜기 직전까지 갔다가 멈춘 날, 집밥의 진짜 싸움은 이때였다

두당만자 2025. 12. 12. 16:08

집밥을 시작하고 1주일이 지나자, 가장 힘든 순간이 찾아왔다.
요리가 귀찮아서가 아니었다. 배가 고파서도 아니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배달앱을 켜고 싶었다.

이전까지는 그래도 “남은 재료 처리”라는 명확한 이유가 있었다.


그런데 다음날부터는 달랐다.

냉장고에 재료는 있었다.


시간도 아주 없진 않았다.
문제는, 의지가 바닥나 있었다.


1. 배달 충동은 항상 같은 타이밍에 온다

내 경우엔 거의 일정했다.

  • 퇴근 후 집 도착: 저녁 8시 전후
  • 씻고 나와서 소파에 앉는 순간
  • 배는 고픈데, 뭘 해 먹을지 생각하기 싫을 때

이날도 똑같았다.

소파에 앉자마자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을 들었다.
습관처럼 배달앱 아이콘을 눌렀다.

이때 머릿속에서 이런 생각이 동시에 스쳤다.

  • “오늘 하루 정도는 괜찮지 않나?”
  • “어차피 한 달에 몇 번은 시키잖아.”
  • “요리한다고 인생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이게 집밥을 포기하게 되는 가장 흔한 흐름이다.


2. 그날 냉장고에 있던 재료, 그리고 현실적인 선택

배달앱을 켠 채로 잠시 멈췄다.
그리고 냉장고를 다시 열어봤다.

DAY4에서 정리하고 남은 재료는 이 정도였다.

  • 달걀 20개 이상
  • 돼지고기 약 100g
  • 소고기 약 80g
  • 두부 반 모
  • 파스타면 400g 이상
  • 김치 넉넉함

솔직히 말하면, 이 재료들로도
“맛있는 요리”는 충분히 할 수 있었다.

문제는 맛이 아니었다.
선택을 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귀찮았다.


3. 배달을 멈추게 만든 결정적인 이유

배달앱 화면을 다시 봤다.

평소 시키던 메뉴를 눌렀을 때 보이는 금액은,
배달비 포함 약 20,000원 전후였다.

그 순간, 이상하게 이런 계산이 먼저 떠올랐다.

“이 돈이면, 지금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최소 2~3끼는 해결할 수 있겠네.”

갑자기 배달 음식이 비싸게 느껴졌다기보다는,
이미 사 둔 재료를 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아주 단순한 선택을 했다.

  • 파스타면 한 줌
  • 소고기 전부
  • 김치 조금

요리라기보다는 “처리”에 가까운 식사였다.
하지만 이 날은 그게 더 중요했다.


4. 이 날 느낀 집밥의 진짜 어려움

이날 깨달은 건 이거였다.

  • 집밥의 적은 요리 난이도가 아니다.
  • 배고픔도 아니다.
  • 아무 생각도 하기 싫은 상태에서의 선택 피로다.

배달앱은 이 지점을 정확히 노린다.
아무 고민 없이 클릭만 하면 끝나니까.

반대로 집밥은,
매번 “생각하는 수고”를 요구한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날 배달을 안 시킨 이유

솔직히 말하면, 대단한 의지는 아니었다.

그냥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한 번만 참아보자.”

처음에 장을 보면서 시작한 이 실험을 시작했고
여기서 포기하면 너무 허무할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통장 잔액이 계속 떠올랐다.


6. 결론

  • 배달 충동은 늘 피곤할 때 온다.
  • 집밥의 가장 큰 장벽은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 그래도 한 번만 넘기면, 다음 선택은 조금 쉬워진다.

이 날 이후로,
배달앱을 켜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다음 글에서는,
이렇게 집밥을 이어가던 중 결국 한 번은 무너졌던 날을 솔직하게 적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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