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절약 실험

배달 다음 날 다시 집밥으로 돌아온 이유, 생각보다 단순했다

두당만자 2025. 12. 16. 21:21

배달을 시켜버린 날 밤은 생각보다 길었다.
음식을 다 먹고 난 뒤에도, 이상하게 잠이 잘 오지 않았다.

배가 불렀는데도 개운하지 않았고,
휴대폰 화면을 끄고 나서도
결제 버튼을 누르던 순간이 계속 떠올랐다.

 

“오늘은 졌다”라고 스스로 정리했지만,
그 말이 마음을 편하게 해주지는 않았다.

 

그래서인지,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1. 배달 다음 날 아침,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

출근 준비를 하면서도 머릿속은 복잡했다.
어제 하루가 자꾸 걸렸다.

“한 번 시킨 게 뭐가 문제야.”
“다들 이렇게 살잖아.”

이런 생각으로 넘기려다가도,
곧바로 이런 생각이 따라왔다.

 

“문제는 한 번이 아니라, 이게 다시 시작일 수도 있다는 거다.”

집밥을 시작하면서 가장 두려웠던 게 바로 이 지점이었다.
한 번 무너지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


 

2. 냉장고를 다시 열었을 때 느낀 감정

아침에 냉장고 문을 열었다.
어제와 다를 게 없는 모습이었다.

달걀은 그대로 있었고,
조금씩 남겨둔 고기와 두부도 그대로였다.

 

그 순간 묘한 기분이 들었다.

 

“어제 배달을 시켰다고 해서, 이 재료들이 사라진 건 아니구나.”

어제의 선택이 모든 걸 망친 것처럼 느껴졌는데,
현실은 생각보다 담담했다.

냉장고는 나를 탓하지도,
더 잘하라고 재촉하지도 않았다.


3. 첫날과 두번째날의 차이는 ‘의지’가 아니었다

전날과 비교해보면,
상황은 거의 같았다.

  • 퇴근 시간도 비슷했고
  • 몸의 피로도도 크게 다르지 않았고
  • 재료 구성도 그대로였다

그런데 선택은 달라졌다.

이 차이를 만든 건 의지가 아니었다.
단지, 하루가 지나면서 감정이 가라앉았다는 점이었다.

 

첫날에는
아무 생각도 하기 싫을 만큼 지쳐 있었다.

 

두번째날에는
조금은 생각할 여유가 생겼다.

 

그 차이 하나가,
배달과 집밥을 갈라놓았다.


4. 이 날의 집밥은 ‘잘 먹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다

퇴근 후 집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8시쯤이었다.
전날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시간이었다.

이날은 메뉴를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

  • 냉장고에서 바로 꺼낼 수 있는 재료
  • 조리 시간이 짧은 구성
  • 실패해도 부담 없는 선택

맛있게 먹겠다는 생각보다는,
“다시 흐름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이 더 컸다.

집밥은 여전히 귀찮았고,
솔직히 말하면 즐겁지도 않았다.

하지만 전날보다는 덜 후회될 것 같았다.


5. 배달 다음 날 집밥이 의미 있었던 이유

이 날의 집밥은 대단하지 않았다.
식비를 크게 아낀 것도 아니었고,
뿌듯함이 폭발한 것도 아니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연속으로 무너지지는 않았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집밥을 이어가는 데 필요한 건,
완벽함이 아니라
끊어내는 타이밍이라는 걸 알게 됐다.


6. 두번째날의 결론,

  • 배달을 한 번 시키는 건 실패가 아니다
  • 그 다음 선택이 더 중요하다
  • 집밥은 ‘참기’보다 ‘돌아오기’에 가깝다

이 날 이후로,
집밥은 조금 다른 의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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